조간 신문 한켠에서 크림반도 전쟁에 북한군 청년들이 동원되었다는 소식을 읽었다. 어수선한 마음으로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는데 울긋불긋 화려하게 차려입은 나무들이 환하게 반겨준다. 문득 쳐다본 하늘은 눈부시고 구름 한 점이 없이 파랗다. 1948년 4월 3일 같은 하늘 아래 제주에서는 역사의 비극을 알리는 총성이 울려 퍼졌다. '글에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' 이 말이 절로 나온다. 아니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. 솔직히 말하자면 글자를 글자로 읽다가 문장과 문장, 문단과 문단 사이에서 길을 잃었으며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환상에서 헤매였다. 모호함 속에서 빠져나와 다시 뚜렷해지는 신기한 경험. 그 혼란스런 과정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치 않았던 것은 노벨상..